이익은 지키고 위험은 줄이는 분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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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빵’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는 결코 나오지 않지만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미 그 뜻을 알고 있습니다. 분산투자를 하지 않고 한 종목에만 집중투자하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몰빵은 얼핏 생각하기에는 마치 슈크림빵처럼 달콤한 유혹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식중독균을 품고 있는 여름철의 상한 빵처럼 당신의 주식투자에 배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건강한 주식투자를 위해 이번 투자자 가이드에서는 분산투자를 통한 변동성 관리가 왜 필요하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또한 몇 종목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누구나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바로 그것, 분산투자

이미 여러분이 백 번도 넘게 들어보셨겠지만 더 쉽게 와 닿는 표현이 없어서 굳이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은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바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입니다. 많은 투자서적, 칼럼, 신문기사 등에서 인용되어온 이 말을 처음 들어보시는 게 아니라면 여러분은 이미 분산투자의 필요성을 알고 계시는 겁니다. 그러나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죠. 최근 5년간의 당사 개인고객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3종목 이하에 집중투자한 고객의 비율이 83%였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분산투자를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왜 분산투자는 실천이 잘 안 되는 걸까요?

여러분의 주식투자 첫 경험을 생각해 보시면 그 답이 나옵니다. 일생에 처음 주식을 매수할 때부터 10종목, 20종목씩 분산투자를 실천한 개인투자자는 없을 겁니다. 처음에 시작한 그 ‘몰빵’이 되풀이되다가 나쁜 습관으로 굳어버렸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표현처럼 고치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뇌과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그 습관이 안 좋다는 걸 계속 ‘의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의지력이 유지되어 나쁜 습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투자자 가이드의 주제로 분산투자를 선정했습니다. 자료에 포함된 계량분석 결과를 보시면서 집중투자의 위험성을 계속 의식하시기 바랍니다.


분산투자가 중요한 이유는 ‘변동성 감소’ 때문

분산투자가 필요한 이유는 분산투자를 실행함으로써 투자자산의 수익률 변동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수익률 변동성을 낮춰야 하는 걸까요? 수익률 변동성을 낮추면 투자과정 중 경험하는 수익률 하락 폭이 줄어들게 되어 ‘손실과 이익의 비대칭성’ 및 ‘비합리적인 매매의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실과 이익의 비대칭성’은 투자손실을 만회하려면 수익률 하락보다 더 큰 폭의 수익률 상승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몰빵 투자를 했다가 잔고가 반토막 났다’는 말을 개인투자자에게서 종종 들을 수 있으니 반토막 난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가 50%의 손실을 입어서 투자원금이 반토막인 50만원이 되었다고 합시다. 이때 투자원금을 다시 100만원으로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은 손실률 50%의 2배인 100%입니다. 이러한 비대칭성을 고려하면 큰 폭의 수익률 하락이 발생한 경우에는 투자원금을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합리적인 매매의 가능성’은 투자자의 심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변동성 상승으로 큰 폭의 수익률 하락을 경험하게 되면 감정에 치우친 매매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손실확정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포지션을 방치하여 더 큰 손실을 부르기도 하고, 급하게 원금을 만회할 마음에서 잦은 매매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한방에 다 회복하겠다’는 생각으로 더욱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은 변동성을 더 키우고 수익률 하락 위험을 더 증가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변동성 감소 등 분산투자의 다양한 긍정적 효과, 시뮬레이션 결과로 확인

이제 시뮬레이션 결과를 가지고 분산투자의 효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분산투자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과거 10년간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습니다. 매년 초 시가총액 상위 200종목 중 무작위로 종목수별(1~20종목)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각각에 대해 1,000회씩 시뮬레이션을 해본 것입니다. 그 결과 보유종목수 증가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총변동성은 1종목에 집중투자한 경우에는 41.7%였는데, 5종목에 분산투자한 경우에는 27.4%로 훨씬 낮았습니다. 이 같은 변동성 감소 효과는 과거 10년간의 각 연도 모두에서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분산투자의 또 다른 긍정적 효과는 ‘변동성 대비 수익률 증가’입니다. 시뮬레이션에서 종목수별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보유종목수가 늘어나도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보유종목수가 증가함에 따라 변동성은 감소하는 반면에 수익률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분산투자로 보유종목수가 증가하면 변동성 대비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분산투자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변동성을 낮게 관리하는 것이 투자시점에 기대한 수익률을 달성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몇 종목으로 분산투자해야 하는가

이번 투자자 가이드에서는 ‘과연 몇 종목으로 분산투자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답을 찾아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는 다양한 차트로 시각화하여 한눈에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작성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분산투자의 효과와 종목분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10종목 분산투자’를 하실 것을 권유합니다. 만약 종목분석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또는 특정 종목에 확신을 갖게 되어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고 싶은 경우라도 ‘최소 5종목 이상 분산투자’를 하실 것을 제안합니다. 종목수를 줄이면 분산투자 효과는 감소하지만 5종목 분산투자로도 10종목 분산투자 효과의 70% 이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에 투자할 것인지 만큼이나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도 중요합니다. 당사 리서치센터에서는 매 분기 투자자 가이드 발간을 통해 ‘어떻게’에 대한 답변을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자 가이드는 지난해 8월 18일 발간된 ‘주식매매 회전율의 불편한 진실’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한 것입니다. ‘어떻게’ 투자 할 것인지를 계획하고 실행할 때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분산투자’의 필요성과 효과를 다시 한번 인식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투자자 가이드를 통해 새해에는 모든 개인투자자들이 ‘몰빵’이라는 나쁜 습관을 반드시 고치시고 분산투자를 실천 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