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꼭 필요한가?

주식투자투자전략팀 201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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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이용문화가 바뀐다

  “Would you buy a cow for a glass of milk?”  독일 브레멘시의 카셰어링 캠페인 문구다. 소유 중심의 자동차 문화가 우유 한 잔을 위해 소를 사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꼬집는 것이다. 카셰어링 서비스는 2009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고,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자동차 이용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카셰어링서비스는 자동차에 무선통신, RF, 결제 등을 접목해 필요할 때마다 시간제로 차량을 공동 이용하는 서비스다. 대부분 차량을 빌린 곳에 다시 반납(Round Trip)하는 방식이지만 최근 편도(One Way) 서비스도 늘고 있다. 자신의 생활권 안에서 짧은 시간 단위(30분)로 대여할 수 있다는 점이 렌터카와 다르며, 타인의 차를 함께 타는 카풀과도 다르다. 차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그림1] 카셰어링과 렌터카의 차이점

자료: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

┃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 배경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 배경은 첫째, 젊은 세대의 인식변화다. 젊은 세대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기성세대보다 적고 자동차를 ‘부의 상징’이 아니라 ‘기동성 확보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 뒤스부르그-에센(Duisburg-essen)대학의 연구 결과 2014년 45세 미만 성인의 자동차 계약률은 27.4%로 1995년의 48.1%에서 크게 줄었다. 젊은 세대에게 자동차는 더 이상 부의 상징이 아니라는 얘기다.

  둘째, IT기술의 발달이다. 서비스 제공자는 무인대여소를 운영하며 대여상황, 정비상황, 고객관리를 자동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이용자는 웹이나 스마트폰 앱으로 회원가입, 차량예약, 차량 인수·반납, 사용료 결제를 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아졌다.

  셋째, ‘경제성’과 ‘친환경성’ 역시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동력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로스트앤설리반(Frost & Sullivan)의 연구에 따르면 카셰어링 차량 한 대가 15명의 자동차 소유를 대체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차량을 소유할 때보다 31%가량 운전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48만 2170톤의 CO₂ 배출을 줄일 수 있고 도심의 혼잡을 완화하는 등 환경적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2]를 보면 국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한 후 보유차량을 처분하거나 신차구매를 연기한 비율은 전국 51.0%, 수원시 30.6%, 서울시 31.1%다. 따라서 카셰어링 1대당 승용차 대체효과는 전국 16.8대, 수원시 7.1대, 서울시 8.3대이며, 조사 시점의 전국 기준 대체효과는 3만 4670대에 달한다.

 
[그림2]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 후 보유차량 처분 및 차량구매 포기 비율

자료: 한국교통연구원(2015), 그린카(2014), 서울연구원(2015) 조사결과 재구성,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주: 카셰어링 1대당 대체효과 추정 시 보수적으로 현재보유차량처분 비율과 차량구매연기(5년이상) 비율을 반영

  정부가 관련 규제 축소에 나선 점도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무인대여 시스템을 갖춘 업체에는 영업소의 사무실 확보 의무를 면제해주고, 주차장 사용 계약을 1년 이상 체결한 업체에는 영업소의 차고지 확보 의무를 면제해줬다. 카셰어링 사업의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이 확보된 셈이다.

┃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

  카셰어링 업체는 2014년 기준으로 60여 개국 1,000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고 회원 수는 496만 명으로 2008년 이후 매년 평균 30~40% 급성장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북미,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는데 일본은 회원 수 46만 명, 차량대수 1만 2000대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2014년 1월 기준으로 미국의 카셰어링 업체 수는  25개, 회원 수는 120만 명, 차량대수는 1만 7000대로 연평균 증가율이 23%에 달한다. 미국의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가 카셰어링 업체인 집카(ZIPCAR)를 5억 달러에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내비건트 리서치는 전 세계 카셰어링 이용자 수가 2013년 230만 명에서 2020년 12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카셰어링 업체는 최초 사업자인 그린카와 2012년 제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쏘카(SOCAR) 외에 2~3개 업체가 있다. 현대캐피탈, 벤츠(다임러) 등이 추가로 진출할 예정이어서 지속적인 외형성장이 기대된다.

  국내 카셰어링 업계 1위인 쏘카는 SK와 베인캐피탈에서 총 6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유치의 배경은 1) 자동차가 ‘소유’의 대상에서 ‘필요한 만큼 이용’하는 대상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고, 2) 카셰어링 서비스는 한국의 높은 도시 인구밀도와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최근 2년 동안 급성장했으며, 3) 쏘카는 커뮤니티·기술·데이터 등 차별화된 핵심역량으로 가입자 수가 100만 명에 이르는 점이었다. 대규모 투자유치 이후 쏘카는 2014년에 비해 차량은 1,400대에서 3,200대로, 이용거점은 전국 800곳에서 1,800곳으로, 회원은 30만 명에서 13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림3] 국내외 주요 사업자

자료: (주)한국카셰어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


┃ 렌터카 사업은 지는 태양인가

  카셰어링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가장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기존 렌터카 시장일 것이다. 렌터카 업계에서 점유율(3분기 말 보유차량 기준) 기준으로 2위(12.6%), 4위(8.7%), 5위(3.2%)를 차지하는 AJ렌터카, SK네트웍스, 레드캡투어 주가는 지난 10월과 11월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후 이렇다 할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으로 렌터카 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 판단하는 이들도 있었다. 실제로 시장에서 쏘카의 가치(약 3000억 원)는 렌터카 시장 점유율 2위인 AJ렌터카의 가치(약 2500억 원)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렌터카 산업은 정말 성장이 멈춘 걸까? 국내 렌터카 시장규모를 보면 자동차 등록대수가 2008년 20만 1457대에서 2013년 37만 1856대로 꾸준히 늘었고, 2015년 등록대수가 53만대로 예상되는 등 성장성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그림4] 국내 렌터카 시장 규모  

자료: 서울시자동차대여사업조합,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

 
[그림5] 마켓 포지셔닝

자료: 한국카쉐어링,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전체 자동차 렌털 시장의 공급자는 롯데렌터카, AJ렌터카 같은 대형회사들과 각 지방 중소렌터카 업체, 그리고 카셰어링 업체로 구분된다. 대형회사들이 법인이나 기관 또는 개인의 업무용 장기 렌터카에 주력한다면, 지방의 중소렌터카 업체들은 단기 렌터카 시장에, 카셰어링 업체들은 초단기 렌터카 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카셰어링이 렌터카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는 것이다.

  롯데렌탈은 지난 10월 그린카의 지분 47.7%를 매입했고, SK그룹은 쏘카에 590억 원을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다. AJ렌터카는 저비용렌터카 서비스 ‘빌리카’를 제주도에서 출범시켰다. 이처럼 대기업 계열 렌터카 업체들이 카셰어링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마켓 포지션이 다르다는 방증이다. 카셰어링 산업의 성장이 차량 공유경제의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불러와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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