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위메뉴 바로가기 웹접근성 안내(센스리더 이용가이드)


펀드공시/서비스

SK스퀘어, 그린랩스 구주 매각 타진…업계는 '시큰둥'350억 투자, 세컨더리펀드 10억에 태핑…2023년 투자금 전액 손상처리

딜사이트 2025/04/30


SK스퀘어가 지난 2021년 투자한 그린랩스 구주를 헐값에 매각 중이다. 이미 투자손실을 모두 반영한 상황에서 투자금을 조금이라도 건지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그린랩스가 여전히 적자를 이어오고 있어경영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업계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스퀘어는 그린랩스 구주 매각을 위해 다수의 세컨더리펀드 운용사와 접촉했다. 매각 대상은 SK스퀘어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 2.1%다. SK스퀘어가 제시한 구주 가격은 1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SK스퀘어의 총 투자금이 350억원임을 고려하면 97% 할인한 가격으로 구주를 내놓은 셈이다.
SK스퀘어는 지난 2023년 그린랩스 투자금(350억원) 전액을 손상 처리한 상황이다. 투자금 손실을 일찍이 장부 상 반영한 만큼 조금이라도 투자금을 건지기 위해 헐값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SK스퀘어 자체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면서 그린랩스와 같은 소수지분 투자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자 하는 목적과도 맞물린 것으로 전해진다.
SK스퀘어가 헐값에 구주 매각을 타진하고는 있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실제 SK스퀘어가 접촉한 대부분의 세컨더리펀드 운용사가 그린랩스 지분 인수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린랩스가 수년째 적자 상태임을 고려하면 헐값에 구주를 떠오더라도 향후 투자금회수(엑시트)가 요원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스퀘어가 최근 세컨더리펀드들과 접촉해 그린랩스 구주를 10억원 수준에 떠가기를 제안했다"며 "세컨더리펀드 대부분이 구주 인수를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랩스가 수년째 적자 상태여서 헐값이라도 구주를 떠가는 게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SK스퀘어가 그린랩스에 투자한 건 지난 2021년이다. 당시 BRV캐피탈매니지먼트(BRV),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이 회사의 시리즈C 투자 라운드(1700억원 규모)에 참여했다. BRV가 리드 투자자로 1000억원 규모의 통큰 투자를 단행했으며 스카이레이크와 SK스퀘어가 각각 350억원씩 자금을 투입했다.
그린랩스는 지난 2017년 설립한 애그테크 스타트업이다. 자사 플랫폼인 '팜모닝'을 통해 농업 데이터 기반 경영 컨설팅, 작물 재배 지원, 농산물 유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리즈C 투자 라운드 당시 무려 8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차세대 유니콘으로 떠올랐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특히 유통 사업에서 미수 채권 등이 발생하면서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지난 2023년 BRV와 스카이레이크가 500억원 규모 후속투자에 나서며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 투자로 BRV(47.28%)와 스카이레이크(30.70%)는 각각 그린랩스 1대, 2대 주주로 등극했다.
후속투자 이후 그린랩스는 최대주주인 BRV를 중심으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유통 사업의 경우 우량 거래처 위주로 재편해 매출보다는 수익성 중심으로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설립 당시 그린랩스가 내세웠던 스마트팜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작년 말 기준 그린랩스의 매출은 1023억원으로 전년대비(373억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59억원에서 109억원으로 69.5% 감소했다.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1년 새 적자 폭을 상당 부분 줄였다. 작년 기존 주주들이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에 동의하면서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나는 등 재무건전성도 개선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린랩스는 기존 주주들의 후속투자 이후 사업 재편, 고강도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SK스퀘어의 경우 그린랩스의 미래 가치를 낮게 평가해 지분을 매각하기 보다는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에 방점을 찍은 결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wjs4793@dealsite.co.kr

https://dealsite.co.kr/articl